강남구 택시회사서 코로나 발생…운행 전면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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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대의 택시를 운행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택시회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해당 회사의 택시 운행을 전면 중단시켰지만, 한 택시가 하루에 수십명의 승객을 태우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감염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뉴스1]

지난해 2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뉴스1]

3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A 택시회사에서 택시기사와 직원 등을 포함해 복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시가 지난달 23일부터 운수 업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선제 검사 과정에서다.

지난달 23일 최초 확진…6일까지 영업중지 #‘n차 전파’ 우려…서울시 “운행 내역 확인중”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3일 첫 확진자가 나와 전 직원에 대해 전수 검사를 했다”며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와 2주 후인 1월 6일까지 운행을 중단하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자가 격리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확진자의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아직 역학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자세한 사항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회사는 운전기사 127명, 내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일반직원 10명을 포함해 총 137명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 25일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이 택시를 타고 있다. [뉴스1]

지난해 5월 25일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이 택시를 타고 있다. [뉴스1]

이 때문에 승객을 통한 ‘n차 전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루에도 수십명의 승객이 타고 내리는 데다, 택시 내부 자체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기사가 운전한 택시의 운행 기록, 카드 결제 내역 등을 토대로 승객 명단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금으로 결제한 승객의 경우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는 아직 해당 상황을 집단감염 사례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최초로 확진자가 발생한 이튿날인 지난달 24일 서울시의 코로나19 정례브리핑과 보도자료에서는 해당 상황이 언급되지 않았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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