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소사실 유출 밝혀지자···여성단체 "사과 드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한국여성단체연합

사진 한국여성단체연합

검찰이 30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이 한 여성단체 관계자를 통해 유출됐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자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이 이 사건에 연루됐음을 시인했다.

이 단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사결과에 언급된 여성단체 D대표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다. 그에 의해 '사건 파악 관련 약속 일정'이 외부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연합은 피해자와의 충분한 신뢰 관계 속에서 함께 사건을 해석하고 대응 활동을 펼쳐야 하는 단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통감한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분투하신 피해자와 공통행동단체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여성연합은 그동안 이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로 "피해자와 지원단체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본질 왜곡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당 내용이 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 파장, 사건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해 바로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일을 확인하고 상임대표를 직무 배제했으며,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성연합을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에게도 사와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 유출 의혹에 관한 고발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성추행 피해자의 변호사가 지난 7월 7일 여성단체 관계자에게 박 전 시장을 '미투'로 고소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으며, 이 같은 내용이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를 거쳐 A 국회의원에게 전달됐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