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은 간호사 생중계중 실신···괴담 확산에 CDC "흔한 일"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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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폰테스 도버라는 이름의 CHI메모리얼병원 간호사가 백신 접종 후 인터뷰를 하다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실신하는 모습. [WTVC-TV]

지난 17일(현지시간) 폰테스 도버라는 이름의 CHI메모리얼병원 간호사가 백신 접종 후 인터뷰를 하다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실신하는 모습. [WTVC-TV]

미국 테네시주에서 간호사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쓰러지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바람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각종 추측과 괴담이 퍼졌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백신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폰테스 도버라는 이름의 CHI메모리얼병원 간호사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이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던 중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죄송하다, 너무 어지러워서"고 말한 뒤 자리를 이동하려던 중 다른 의료진에게 기대면서 실신했다. 접종 후 17분 지났을 때 발생한 일이다.

기력 회복한 도버 "저에게는 흔한 일"

백신 접종 후 실신한 테네시주 간호사 폰테스 도버가 기력을 회복한 뒤 기자들에게 "나에게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며 쓰러진 경위를 설명했다. [WTVC-TV]

백신 접종 후 실신한 테네시주 간호사 폰테스 도버가 기력을 회복한 뒤 기자들에게 "나에게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며 쓰러진 경위를 설명했다. [WTVC-TV]

잠시 뒤 의식과 기력을 회복한 도버는 기자들을 만나 "갑자기 충격을 받았는데 지금은 괜찮아졌고 팔에 있던 통증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에게 "종종 실신하곤 한다. 나에게는 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경계 과민 반응으로 과거에도 통증을 느낄 때 실신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병원 중환자실 의료 책임자인 제스 터커 박사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이런 반응은 어떤 백신을 맞거나 (백신이 아닌) 단순히 주사를 맞을 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스복과 트위터 등에서 간호사가 쓰러지는 영상이 퍼지며 파문이 일었다. AP통신은 "영상이 앞뒤 맥락에 대한 전달 없이 지난 주말 빠르게 퍼졌다"고 전했다.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은 뒤 기절했다"는 설명이 달린 한 페이스북 게시물은 5000회 이상 공유됐다.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영상을 보고 난 뒤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CDC "주사에 대한 공포, 불안, 통증 등이 일반적 사유"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웹사이트를 통해 예방접종 후 사람들이 실신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설명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지만 과학자들은 백신 때문이 아닌 접종 과정 문제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나, 심리적 불안, 통증 등이 일반적인 실신 사유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4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19일 현재까지 27만명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 이들 중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6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명은 이전에도 백신 접종에 과민 반응을 보인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DC는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알래스카와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병원에서 부작용 사례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알래스카주에선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3명이 숨이 가빠지고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얼굴에 발진이 생기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도 백신을 접종하던 사람이 손발이 저리고 심박 수가 올라가는 부작용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CDC는 이들이 보인 알레르기 반응이 '정상 범위' 내에 있으며 신속하게 치료됐다고 설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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