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절반 오염된 수돗물 마셔'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백50만명이 녹슨 수도관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된 수돗물을 마신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시의회 김성구(한나라.은평구) 의원은 12일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에서 낡은 아연강관을 통해 수돗물을 공급받는 집이 1백50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구당 평균 세명씩 약 4백50만명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金의원은 "녹슨 관에서 나오는 수돗물을 오래 먹을 경우 철분이 몸속에 쌓여 생리기능 장애.혈색증.파킨슨 병 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연간 8천억원이나 드는 수돗물 정수과정이 녹슨 배관 때문에 헛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저소득층만이라도 시예산으로 노후 옥내 수도관을 교체해 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설교통부는 아연 강관이 쉽게 녹이 슬어 유해하다는 지적이 일자 1994년 고시를 통해 신축건물 수도관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가구당 3백만원 정도 드는 옥내 배관을 모두 시에서 교체해주기는 어렵다"며 "노후 수도관 밀집지역의 경우 매달 수돗물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데다 수질이 의심스러운 경우 국번 없이 121로 의뢰하면 언제든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식수기준에 맞는지 검사해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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