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대장질환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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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질환이 크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생 연령대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항병원이 지난 6년간 대장내시경 검사를 희망한 2만7천6백35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검사자 중 대장질환자 비율은 1997년 34.5%에서 2002년엔 42.3%로 늘어났다.

연령별로는 40대의 경우 97년 30.8%에서 37%로, 50대는 43.3%에서 49.6%로 6%포인트대의 증가추세를 보였다. 반면 30대는 97년 18.1%에서 2002년에는 25.2%로 10.1%포인트의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것.

질환별로는 대장용종(폴립)이 88.3%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대장암 5.5%, 대장염 4.7% 순이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암의 유전성. 대장질환은 가족 중에 같은 병력이 있는 경우가 42%인데 반해 대장암은 54%로 나타나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조사를 주도한 암센터 육의곤 박사는 대장질환이 저연령화하는 원인으로 고지방식 등 육류 섭취의 증가, 지나친 당분 섭취와 짠 음식, 굽거나 튀긴 음식 선호 등 식생활의 변화를 꼽았다.

이러한 음식들은 독소가 강한데다 대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 대장점막이 오랫동안 발암물질에 노출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장질환을 예방하는 첫번째 수칙은 식생활 개선이다. 동물성 지방 대신 고섬유질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라는 것.

육박사는 "육류나 인스턴트 음식보다 야채가 풍부한 전통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대장질환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장암의 경우엔 가족력에 유의해야 한다. 대장암의 5~15%가 유전적 요인으로 암에 걸린다는 것.

일반적으로 정상 점막에서 대장용종과 대장암에 이르는데 10~15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암의 경우 초기에는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1~2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수면 대장내시경이 나와 고통없이 검사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 받아야할 고위험군]

-갑자기 배변상태(변이 가늘어졌다거나 설사.변비가 생김)에 변화가 생겼다
-변에 검은 피가 섞여 있다
-변비 또는 설사가 잦다
-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다
-최근 빈혈이 생기거나 체중이 감소했다
-복부 팽만, 소화불량이 잦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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