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자신감 생겼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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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물고 있을 때가 많아요.끊어야 겠다고 하루에도 수 없이 다짐하지만 말짱 헛 일입니다.”

중 2년때 담배를 배운 金모(18·대전J고 2년)양은 “피울때 목도 아프고 머리도 어지러운 데 하루에 한 갑씩 피워댄다”고 하소연한다.중 1년때 학교 선배들 권유로 담배를 배웠다는 姜모(18·대전D여상)은 “혼자 있을 때는 참을 만한 데 친구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담배로 손이 간다”며 안타까워했다.

일찍 담배를 배워 고통스러워 하는 여고생들이 최근 한 자리에 모였다.대전시교육청이 21∼23일 공주시 반포면 대전교육연수원에서 여고생을 상대로 금연교육을 열었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지난해 대전지역 여고생 흡연률이 10%를 넘는 등 여학생 흡연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여학생만을 별도로 모아 금연교육을 처음 마련했다.

이번 금연교육에는 대전지역 실업계 여고생 40여명이 참가했다.이들은 학교에서 담배피우다가 적발된 경험이 있다.학생들은 자신의 흡연경험과 그로 인한 고충을 털어놓고 대책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 학생 대부분은 중학교 1∼2년때 친구나 선배 영향으로 담배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일부 학생들은 방학 때 금연했다가도 개학을 해서 친구들과 어울리면 다시 담배에 손을 대는 악습을 되풀이 했다고 고백했다.

지도교사와 함께 실험을 통해 흡연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직접 관찰하기도 했다.실험시간에는 흡연기구로 니코틴과 타르가 폐에 쌓이는 과정이나 니코친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 등이 실감나게 재현됐다.

학생들은 한의사에게 금연침도 맞고,인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봉사하는 시간도 가졌다.행사 마지막날에는 학생들 스스로 절연서약식을 가졌다.

鄭모(18·S고2년)양은 “교육에 참여하면서 의지가 약해 금연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자책감이 들었다”며 “처지가 비슷한 또래들과 대화를 하면서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건부(金建夫)교육연수원장은 “교육에 참가한 학생 대부분이 금연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중 20%이상은 담배를 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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