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곤경 여성, 폐경 일찍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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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곤경을 겪은 여성들은 유복하게 산 여성들에 비해 폐경이 일찍 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의 로런 와이즈 교수는 '역학.공중보건 저널' 11월호 인터넷판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어린이 및 성인으로서 인생의 한 시기에 경제적 곤경을 겪은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폐경 전단계'에 일년 이상 일찍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와이스 교수팀은 폐경 전단계가 시작되는 전형적 시기인 36∼45세의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이력과 생리주기를 분석했다. 폐경 전단계는 월경주기 불순, 혈액 흐름의 변화 등 폐경의 호르몬적, 생물학적, 임상적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다.

연구대상 여성들은 3년동안 6개월 간격으로 생리주기와 호르몬제 사용, 자궁절제수술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아동시절과 성인시절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의 절반은 폐경 전단계로 들어가는 평균 시기가 경제적 어려움이 없었던 여성들의 45.9세에 비해 1년여가 빠른 44.7세로 나타났다.

경제적 곤경이 어떻게 조기 폐경의 원인이 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앞서 연구보고서들에서는 스트레스가 많은 인생역정, 담배연기에 대한 노출, 납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기 폐경은 심장병과 골다공증 및 기타 질병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여성 건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밖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들은 ▲담배를 피우고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며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고 ▲체질량지수(BMI)가 높으며 ▲우울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최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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