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바이든에게 축하 안하는 이유…“공식 결과 나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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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것과 관련, 크렘린궁은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면 그때 축하 인사를 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공식 (선거 결과) 발표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후에 푸틴 대통령이 축하 인사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결과가 알려지자마자 바로 축하 인사를 한 것에 대해 “차이는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은 법적 논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이미 어떤 미국 대통령과도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며, 푸틴은 미국 국민의 선택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미 대선을 목전에 둔 지난달 말 “러시아는 어떤 미국 대통령과도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승리를 축하하지 않고 있는 데는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여온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은 대선 운동 기간인 지난달 말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국가가 어디냐’는 질문에 “우리의 안보와 동맹 훼손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경계심을 표시한 바 있다. 또 그는 지난달 중순 ABC 방송과의 타운홀 행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모든 ‘폭력배’(thug)를 포용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을 지목하기도 한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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