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젖먹이는 산모 질염증 생기기 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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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분만은 여성에게 일생일대의 큰 경험을 하게 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연약하게 보이기만 하던 여성이 임신과 출산이라는 이벤트를 겪은 후에는 '강한 엄마'로 변신한다.

보통의 가정에서 엄마 이외에는 아무도 우는 아기를 달래고, 집안 돌보는 일을 떠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분만 후 정상적인 몸으로 회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통상 월경의 시작을 신체적으로 회복이 됐다는 지표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시작되면 안정적인 생활로 복귀했다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이러한 라이프 사이클에 큰 문제가 없으나 간혹 분만 후 회복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수가 있다. 분만한 지 3개월이 지났다는 한 여성이 외음부 통증과 성교 후 출혈로 부부관계를 할 수 없다며 상담을 청해온 일이 있다.

지금까지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으며, 생리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진찰해보니 분만 후 난소 기능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데다 자궁내막과 질벽이 매우 얇고 질염이 심한 상태였다.

이 여성처럼 젖을 먹이기 때문에 배란이 억제되고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 마치 폐경 여성처럼 질 점막이 위축되고 쉽게 염증이 생기면서 부부관계시 출혈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염증이 심하면 항생제와 여성 호르몬 제재를 단기간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유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와는 반대로 장기간 젖을 먹이면서도 배란과 생리를 정상적으로 하는 여성도 있다.

원래 생리가 순조롭지 못하거나 호르몬 불균형으로 배란장애가 있는 여성들은 분만 후 젖을 먹이지 않아도 1년 이상 정상적인 생리를 못하기도 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생리를 하지 못하면 골밀도가 낮아지고 생식기관이 전반적으로 위축된다.

이런 산모가 이전의 '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부인과 상담을 적극 받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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