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성애자 대부분 에이즈 감염된 사실도 몰라

중앙일보

입력

동성애를 비롯한 성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일수록 에이즈 감염문제는 심각하다.

성의 자유와 노출물결 속에 사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동성애자들에 비교적 관대한 미국에서 최근 조사결과 남성 동성애자들이 대부분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최근 15-29세의 게이를 비롯한 남성 동성애자 5천719명을 상대로 에이즈검사를 실시한 결과, 에이즈 보균자의 75% 이상이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

동성애 검사대상자들 가운데 573명이 에이즈 보균자로 나타났으나 이들중 440명은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조차 모른 채 생활하고 있었다고 USA 투데이가 8일 보도했다.

특히 남성 동성애자들중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경우, 에이즈 보균자의 91%가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임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심각성은 에이즈 보균자로 확인된 남성들중 약 60% 이상이 자신들에 관한 한 에이즈 전염위험이 아주 낮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20세기 신의 재앙'으로 불리는 에이즈 병에 대한 무지가 예상외로 높았다.

미국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4천만명에 이르는 에이즈 감염자 대책을 위한 국제예산을 연간 7억2천600만 달러에서 11억2천만달러로 증액하는 등 에이즈 퇴치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에서도 많지는 않지만 일부 동성애자들과 에이즈 감염자들의 음성적 전염과 무지로 소위 `20세기 흑사병'을 근절할 길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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