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에이즈 치료제 임상실험 결과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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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가 체세포에 침투하기 전에 주사제를 통해 제거하는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가 임상실험에서 탁월한 효능을 발휘했다고 스위스 다국적 제약회사인 로슈가 8일 밝혔다.

로슈와 미국 생명과학 자회사인 트리메리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에이즈총회에서 에이즈 신약 `T-20'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를 공개하고 내년초 시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T-20은 기존의 에이즈 치료제와 달리 HIV가 체세포에 침투하기 전에 HIV를 제거함으로써 에이즈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차례에 걸친 임상실험 결과 T-20을 투여한 환자중 37%는 24주후에 HIV가 감지되지 않았으나 기존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16%에 불과했다. 2차 임상 실험에서도 T-20의 성공률은 기존 치료제의 2배에 달하는 28%로 나타났다.

의학전문가들은 T-20이 에이즈 치료제의 내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의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스위스국제방송은 전했다.

로슈의 HIV 담당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레디는 T-20가 106단계의 합성과정을 요하는 제조 과정을 거치는 등 사상 최고의 복합 단백질을 함유하기 때문에 기존의 에이즈 치료제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지 않았다.

T-20는 내복액이 아닌 주사제로 투여돼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최고 예상 매출액은 3억-6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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