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 전립선암 유발안해

중앙일보

입력

정관절제술을 받았더라도 수술 후 25년이 지나 나중에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더니든 소재 오타고대학교의 브라이언 콕스 박사팀은 미국의학협회 저널 19일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정관절제술은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남성 피임방법'이라면서 '정관수술 후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종전의 학설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전립선암에 걸린 40-74세 남성 923명과 비슷한 연령대의 암에 걸리지 않은 남성 1천224명의 통제집단을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비교 결과 정관절제술을 받았던 전립선암 남성환자의 비율이 수술을 받지 않은 전립선암 환자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관절제술을 25년 전에 받았던 남성들의 경우에도 전립선암에 걸린 비율이 시술을 받지 않았던 남성에 비해 많지 않았다고 콕스박사는 덧붙였다.

콕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 임상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좀 더 자신있게 정관절제술의 이점과 위험에 관해 조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관절제술은 고환으로부터 정자를 운반하는 2개의 관(管)인 정관의 일부분을 절제하는 수술방법인데 이 수술중 열린 정관의 끝은 봉하게 된다.

앞서 지난 1990년대 초반 정관절제술을 받은 남성들의 경우 시술 후 20여년 뒤 전립선 암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다는 두 건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정관절제술 비율이 가장 높고, 전립선암 환자도 많아 정관수술과 암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에 가장 좋은 연구대상국으로 간주돼왔다. (서울=연합뉴스) 채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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