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정신건강] 애가 자꾸 손톱 뜯는데…

중앙일보

입력

한 어머니가 4학년 된 딸이 손톱을 자주 물어뜯는다며 상담을 청해왔습니다.

그 아이는 열 손가락 모두를 물어뜯어 지금까지 부모가 한 번도 손톱을 깎아준 적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으면 더 심하게 물어뜯는다고 했습니다.

손톱 물어뜯기는 일종의 습관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나 피부를 꼬집거나 긁는 행위, 머리를 부딪치거나 손가락을 빠는 등의 행동도 습관장애에 해당합니다.

습관장애는 뇌 자체에 이상이 있거나 시력.청력 등 감각기관에 이상이 있어 생기는 수도 있고, 지능이 낮은 경우에도 나타납니다.

양육 환경이 좋지 못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이런 습관장애를 보이기도 합니다.

지능도 좋고 양육 환경도 좋은 보통 아이들이라도 15~20%는 일시적으로 이런 습관적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은 아이에겐 즐거움을 주고 긴장을 풀어주며 지루함을 덜어주는 행동입니다.

부모님들은 대개 보기에도 좋지 않은데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 우선 억지로라도 버릇을 고치려고 노력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손톱 물어뜯기는 아이가 자신의 상태를 알아달라고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행동일 수 있으므로 행동 이면에 깔린 정서적.심리적 측면을 알아봐야 합니다.

아이의 기분을 파악해 부모.자식 간에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도록 하고,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는 어떤지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도와주십시오.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놀이를 찾아주거나 가족 간에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무관심한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 행동만을 문제삼아 지나치게 지적하고 화를 내면 의도와 달리 오히려 버릇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서적 문제가 심하거나, 몸에 해를 끼칠 정도의 심한 증상이 있을 때는 놀이 정신치료.행동수정 요법.약물치료 등을 하기도 합니다.

김동현 신경정신과 원장

◇질문은 생활레저부 팩스(02-751-5626)로 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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