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강박장애 올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출산 여성 중 일부는 신생아가 혹시나 다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이 예민해 지는 수가 있으며 이는 출산후 강박장애(OCD)라고 불리는 비정상적인 신경증으로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미국의 A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산모 건강 프로그램에서 출산후 기쁨과 흥분을 느끼기 보다 불안과 두려움에 살고 있는 출산후 강박장애 환자의 증세와 전문의 조언을 소개했다.

새 엄마가 된 크리스텐 루니는 자신이 또는 다른 사람이 혹시라도 잘못해 아기를 다치게 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큰 두려움은 아기가 익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아기를 목욕시킬 때면 공포에요. 목욕이 끝나고 수건을 아기에게 두르면 '이제 물에서 빠져나왔구나'하면서 한 숨을 내 쉬게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또 아기를 잘못해 질식시키는 것이 아닌가, 불에 데게 하는 게 아닌가하고 두려움이 떠나질 않는다.

이러한 두려움은 타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고 그래서 정신이 어떻게 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산모의 정신건강은 물론 신생아에게도 직접적인 해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말이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분만-생식 정신병 임상연구실장 리 코엔 박사는 출산후 강박장애란 나 자신 또는 다른 사람 또는 어떤 돌발상황으로 아기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에 고도의 경계심을 갖게되는 심리상태로 강박, 불안, 기피행동, 우울증,두려움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코엔 박사는 그러나 이 증세는 수면장애, 과잉행동, 착란, 환각, 편집증으로 발전해 아기를 자기 손으로 죽이기까지 할 수 있는 산욕성(産褥性) 정신병과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출산후 강박장애 환자는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코엔 박사는 지적했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는 출산후 강박장애 환자가 출산여성의 약3%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벨몬트에 있는 매클린병원의 리스 토레스 박사는 이런 환자들을 많이 보지만 환자 자신이 이러한 증세를 의사에게 밝히기를 매우 꺼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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