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통합 양대노총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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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통합 문제를 놓고 여야간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초부터 이 문제로 대립해 온 양대 노총이 최근 연이어 집회와 성명서 발표를 통해 정반대 주장을 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소속 노조원과 건강연대 등 사회.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건강보험 재정분리 한나라당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은 사회적 합의인 건강보험 통합을 재정위기를 빌미로 무효화 시키려 하고 있다"며 "건강보험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도 조합원 4천여명이 마포구 염리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노동자 대회를 갖고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촉구했고, 21일에는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응, 한국노총도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국민건강보험 공단 앞에서 매일 1천여명씩이 참가해 `건강보험 재정분리 쟁취 노동자 대회'를 개최했고 19일에는 성명서를 통해 "무리하게 추진된 건강보험 통합은 이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고 결국 노동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며 "한나라당의 건강보험 재정분리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에는 한국노총 간부와 건강보험공단 직장노조원 20여명이 한나라당 당사에 기습적으로 들어가 재정분리법안 조속 처리를 촉구하며 지금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양대노총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통합에 대한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도 있지만, 재정통합을 주장해온 사회보험노조(구 지역의보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인데 반해 이에 반대하는 직장의보가 한국노총 소속이란 현실적인이유가 배경에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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