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에 후두부 세번 쏘여 사망…"지자체 잡초제거 작업 중"

중앙일보

입력

벌 이미지. [중앙포토]

벌 이미지. [중앙포토]

대구, 올해 첫 벌쏘임 사망…전국은 3년간 31명 

대구 한 지자체의 잡초제거 작업에 참여한 60대 기간근로자가 벌에 쏘여 사망했다.

 23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벌 쏘임 사고는 지난 22일 오후 1시쯤 발생했다. 대구 한 도로변에서 잡초제거 작업 중이던 60대 초반의 A씨가 날아온 말벌에 후두부를 연속해서 세 차례나 쏘였다.

 그는 벌에 쏘인 뒤 몇 걸음 걷다가 주저앉은 뒤 쓰러졌고, 이를 본 동료들이 119에 신고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며 "심폐소생술, 약물 주사 등을 처치했지만 안타깝게 사망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벌 쏘임 사망사건이 발생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에서 A씨처럼 벌에 쏘여 사망한 사례는 31건에 달했다.

 벌 쏘임 사망은 벌독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다. 벌에 쏘이면 몇분 안으로 가려움증, 두드러기, 부종, 실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반응은 신속한 약물 투여가 이뤄져야 한다. 약물은 벌독 해독제로 불리는 '에피네프린'이다. 벌쏘임 사고가 이어지자, 지난해부터 119 구급대는 에피네프린 주사기를 구급차에 실어 두고 있다.

 이지만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추석 때 벌초나 성묘를 하면서 벌 쏘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며 "벌 쏘임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거나 119에 최대한 빨리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