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학과 학생대책위] 한약학과생 집단유급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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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보장을 요구하며 2학기 수업을 전면 거부해온 경희.우석.원광대 등 전국 3개대 한약학과 학생들의 집단 유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의 유급이 확정될 경우 내년도 한약학과 신입생 1백20여명의 선발이 전면 중단되며, 4년생들은 내년 2월 있을 제3회 한약사 고시에 응시하지 못해 파국이 예상된다.

이미 1차 유급 시한을 넘긴 원광대의 경우 대학측이 최소 수업일수(12주)를 감안, 수업복귀 최종 시한으로 정한 12일에도 4년생 21명을 제외한 92명의 학생들은 수업을 일제히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들 학생들은 최소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처리가 불가피해졌다.

오는 19일과 26일 각각 유급시한을 맞게 되는 우석대와 경희대생 2백69명도 이날 수업거부 강행 의사를 재확인함에 따라 집단 유급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국 한약학과 학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부가 1993년 '한약갈등'의 미봉책으로 한약학과를 신설해 놓고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며 "진로보장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유급도 불사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한방 의약분업.1백가지 약재 처방제한 철폐.한방병원의 한약사 의무고용제 등을 주장하며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한약학과 학생들은 지난달 "졸업 후에도 일할 곳이 없는 학과는 필요없다"며 담당 교수들의 서명을 받아 대학측에 자진 폐과 신청서를 제출 한 바 있다.

대책위측은 "현재 한약학과 졸업생의 한약사 면허사용률이 30%에도 못미친다"며 "폐과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보건복지부.한의사협회.약사회 등을 상대로 정신적.물질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한약학과 출신의 공무원 채용안을 발표하는 등 이들의 진로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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