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PCB' 어린이 신체-정신발달 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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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또는 신생아 때 발암성 화학물질인 폴리클로리네이티드 비페닐(PCB)에 노출되면 유아기에 신체적-정신적 발달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의 게르하르트 비네케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건강한 여성 171명과 그들이 출산한 아기를 대상으로탯줄혈액, 혈액샘플, 모유에 들어있는 PCB수치를 측정하고 3.5년 후 아이들에게 심리-운동발달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PCB수치가 높은 아이들이 낮은 아이들에 비해 성적이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PCB는 한 때 형광등, 절연체, 살충제 등에 널리 쓰였으나 1977년 발암물질로 규정돼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아직 환경속에 잔류해 있고 또 조류, 생선, 포유동물의 지방조직에 축적되어 있어 이를 먹을 경우 PCB가 함께 체내에 들어오게 된다.

PCB는 임신중에는 임신부의 혈액을 통해 태아에, 출산후에는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된다.

비네케 박사는 체내의 PCB는 약95%가 음식, 특히 유제품과 동물지방에서 온다고밝하고 사람마다 식사습관, 생활방식, 주거지에 따라 PBC수치가 다르다고 말했다.

보통 젊은이들은 혈중 PCB수치가 낮고 나이 든 사람이나 오염된 물에 사는 물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PCB수치가 높다고 베네케 박사는 밝혔다.

비네케 박사는 자신의 조사결과는 현재 환경속을 떠돌고 있는 PCB가 신생아와소아들의 정신-운동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은 최소한 생후 42개월까지 계속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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