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 사망 셋… 공포는 '기하급수'

중앙일보

입력

탄저병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 수위가 한단계 더 높아졌다.

그동안 한명에 불과했던 탄저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22일 세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로운 두명은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희생돼 시민들이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22일은 지난주 탄저균 사태로 문을 닫았던 국회의사당이 단단한 결심을 하고 새로 문을 연 날이었다. 바로 이날, 의회로 가는 우편물을 처리하는 워싱턴 브렌트우드 우편집배소의 직원 두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치명적인 호흡기 탄저병으로 죽은 것으로 거의 굳어지고 있다.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실에 배달된 편지에서 탄저균이 발견됨으로써 의회 탄저균 테러가 처음 터진 것이 15일이었으니 사망한 직원들이 탄저균 우편물을 다룬 것은 13일이나 14일로 추정된다.

호흡기 탄저병의 초기 증세는 독감과 비슷하다. 그래서 두 명의 직원은 독감으로 알고 앓다가 항생제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사망했다. 직원들은 "의회에서 탄저균이 발견되자마자 보건당국이 직원들의 감염 여부를 조사했어야 했다"고 비난하며 불안해하고 있다.

게다가 사망한 두명 외에 다른 두명이 호흡기 탄저병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 보건당국은 아홉명 정도가 추가로 증세를 보이고 있어 검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자가 얼마나 늘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미 보건당국은 서둘러 2천명이 넘는 워싱턴 우체국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탄저균이 발견된 이래 의회에는 우편물이 한 통도 배달되지 않고 있다. 의사당 건물은 문을 열었지만 여섯곳의 상.하원 의원회관은 여전히 봉쇄돼 있다. 미 의회는 탄저균 때문에 사실상 기능마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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