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은 UFO를 타고온 외계인을 인간의 창조주라고 주장하는 '라엘리언 무브먼트' (Raelian Movement)의 창시자며, 인간복제회사 '클로나이드' 의 대표다.
라엘은 외계인이 인간을 창조하면서 사용했던 복제기술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복제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한 라엘은 "조건이 맞는다면 한국에서 인간복제를 시도하겠다" 고 선언, 이 땅의 생명.환경운동가들을 경악케 했다.
라엘은 처음 입국 기자회견에선 "한국에서 인간복제를 시도하지 않겠다" 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후 국내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조심스럽게 '가능성' 을 흘리다가 나중에는 "9월 중 인간복제 전문가를 한국에 파견해 구체적인 타당성을 검토하겠다" 는 말까지 남기고 떠났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라엘이 말하는 '조건' 이 아주 좋다는 점이다. 우리의 의학기술은 인간복제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동시에 인간복제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장치는 전혀 없다.
그래서 미국에서 복제를 추진하다가 실패한 라엘이 한국을 주목했는지도 모른다. 미국은 '인간복제 금지법' 을 만들고 클로나이드의 실험을 중단시켰다.
우리의 경우, 정부(과학기술부)가 인간복제와 관련된 최초의 법이 될 '생명윤리기본법' 을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하려다가 '보다 광범한 여론수렴과 검토' 를 이유로 내년으로 연기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인간복제에 대한 제도적 규제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종교단체나 생명.환경운동단체들이 아무리 "인간복제 반대" 를 외쳐도 복제를 막을 실질적인 힘은 없다.
굳이 생명.환경운동가가 아니더라도 '인간복제를 지지하는 사람' 은 거의 없다. 라엘의 주장을 따르는 한국의 라엘리언은 1천여명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계인을 신(神)으로 믿는 한 프랑스인은 이 땅에서 인간복제를 시도하려고 한다. 생명.환경운동가들만 답답해할 사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