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위치추적' 광화문은 하고 종각 민노총 집회는 안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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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행사'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행사' 연합뉴스

방역당국·서울시가 지난 19일 이동통신 3사에 서울 도심 집회 참석자들의 기지국 접속정보(통신기록)를 요청하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집회를 개최한 보신각 일대를 포함하지 않았던 사실이 26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광화문 집회 참석자를 추적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방역당국은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었던 광화문 인근의 통신기록을 확보해, 집회 참석자와 인근 직장인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 집회 지역에 30분 이상 체류한 사람이 대상이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 연합뉴스

통신기록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방역당국이나 지자체가 통신사에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모두 민주노총 집회가 열린 종로 보신각 일대에 대해서 25일까지 통신기록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26일 "통신기록 조회 범위(지역)는 방역당국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며 "방역당국이 통신사에 보신각 인근 체류자 통신기록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25일 민주노총 측이 참석자 명단을 내지 않고 있지만 통신기록을 활용해 검사를 안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대본은 26일 브리핑에서 '보신각 집회' 관련 통신기록을 처음부터 요청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즉답을 피하고,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집회에 확진자가 1명 참석했기 때문에, 그 확진자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었던 노출 가능한 사람들에 대한 명단을 파악 하고 있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통신사에 주변에 대한 통신기록을 요청 했고, 방대본에서는 민주노총에 집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에 대한 명단 제출 요청을 공문으로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사에 언제 통신기록을 요청했는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15일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사실상 집회를 했다. 현장엔 2000여명(주최 측 주장 1000명)이 모였다. 이 집회 참석자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소속 A(49·오산 거주)씨는 지난 22일 평택시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석현·김현예·백민정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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