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초중고, 고3 빼고 원격수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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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수도권 모든 학교의 등교가 중지된다. 서울·인천·경기의 유·초·중·고 및 특수학교는 26일부터 9월 11일까지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단, 고3은 예외적으로 등교를 유지한다.

오늘부터 내달 11일까지 3주간 #교육부 “3단계 방지 선제적 조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수도권 교육감들과 함께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지역 전면 원격수업 전환 조치’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에도 학생·교직원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지역 학교에 대한 보다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오는 12월 3일로 예정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예정대로 치르기 위해서라도 코로나19 확산을 빨리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6일부터 수도권 학교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다만 진로·진학을 위해 등교가 불가피한 고3은 원격수업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특수학교나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 농산어촌 학교의 경우는 지역 감염병 상황을 고려하고 학부모·학생·교직원 의견을 수렴해 원격수업 전환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생활방역위 “당장 3단계 격상” “경제 치명적” 논쟁 끝 결론 못내

교육부는 이번 조치를 9월 11일까지 적용하되 향후 감염병 확산 상황에 따라 기간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등교를 중단한 학교는 25일 오전 10시 기준 12개 시도 2100곳이다. 지난 5월 개학 이후 등교 중단 학교가 2000곳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입시를 앞둔 고3은 등교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강도 높은 등교 중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수능 시행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배준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거리두기 3단계가 돼도 (수능을) 보느냐”고 묻자 유 부총리는 “3단계가 지속된다고 하면 계획을 변경해야 할 상황일 수도 있지만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며 “예정대로 하는 걸 가장 우선으로 한다”고 답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5일 0시 기준 280명 늘어 이틀 연속 200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수도권에서만 21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25일 저녁 생활방역위원회를 열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문제를 논의했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회의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등 정부 위원 3명과 민간 전문가 13명이 참석했다. 찬반 의견이 반반 정도 갈렸다고 한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거리두기를 3단계로 조속히 올려서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게 당장은 국민 생활을 어렵게 하지만 길게 보면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서울대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는 반대했다. 권 교수는 “방역이 우선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방역 잘해서 감염자수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가 겨우 일어설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며 “(3단계로 올리면) 경계선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다시 못 일어설 수 있을 단계까지 와 있다. 이분들은 벼랑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오늘 회의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남윤서·김경미 기자, 세종=김민욱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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