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와 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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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들은 다른 사람들이 노안이 되어 돋보기를 쓸 때가 되어도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틀린 생각이긴 하지만 어느정도는 맞는 부분도 있다.

근시는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눈이 좋아져서 원시가 되기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틀린 이야기다. 원시와 노안은 다르다.

노안은 원시나, 근시나, 난시 모두에게 온다. 노안이란 초점을 맞추는 조절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젊을 때는 먼곳, 가까운 곳이 자동초점 카메라 같이 저절로 맞추어 지지만 나이가 들면 그 기능이 떨어진다. 수동조절촛점 카메라와 같아진다.

보고자 하는 거리에 따라서 안경으로 초점을 맞추어 주어야만 한다. 근시도 노안이 되면 안경을 쓴 상태에서는 가까운 곳이 잘 안보인다. 가까운 곳에 맞는 안경을 쓰거나 이중촛점 렌즈를 써야만 한다. 누구나 결국은 돋보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근시는 일반적으로 남보다 늦게 돋보기를 사용하게 된다. 돋보기가 필요없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거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① 경도의 근시(-3.0 D 이내)들은 책을 보고자 할 때 안경을 벗으면 조절이 필요없이 잘 볼 수 있다.

    남들이 돋보기를 쓸 때 자신은 안경을 벗고 보면 된다. 작고하신 우리나라 최고의 국문학자 중의 한 분이었던 이희승 박사는 나이가 70이 되어서도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책을 보셨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그분을 뵐 영광을 가져본 적은 없었지만 그분의 제자가 고인에 대하여 쓴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이분은 -3.0D 정도의 근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래서 - 3.0 D 이내의 근시를 일명 “Golden myoia ( 황금같은 근시 )” 라고도 부른다.

    ② 고도근시일 때는 가까운 곳을 볼때는 안경을 눈에서 멀게 하면 된다. 코 끝에 걸게 되면 렌즈의 파워가 떨어져 어느 정도 돋보기의 효과를 갖게 된다.

    근시 안경을 쓴 사람들이 먼 곳의 물체를 자세히 보기 위하여는 안경을 눈에 바싹 갖다 대듯이 그 반대로 책을 볼 때는 조금 멀리하면 잘 보인다.

    ③ 안경을 쓴 근시들은 콘택트렌즈를 사용한 근시나 정시보다 적은 조절력을 필요로 한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던 근시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콘택렌즈보다는 안경이 책을 볼 때는 훨씬 더 편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는 광학적으로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안경을 사용할 때가 조절력을 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이유들이 근시는 나중에 눈이 좋아져서 돋보기를 안쓰게 된다는 생각들을 갖게 하였다.

실제로 눈이 좋아져서 원시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3.0 D 이상의 근시들은 노안이 되면 이중촛점렌즈, 다중촛점렌즈를 사용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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