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꼴찌서 도쿄대 간 일본 공부의 신 “책표지를 잘 봐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만년 꼴찌를 1% 명문대생으로 만든 기적의 독서법』 저자 니시오카 잇세이. [사진 니시오카 잇세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만년 꼴찌를 1% 명문대생으로 만든 기적의 독서법』 저자 니시오카 잇세이. [사진 니시오카 잇세이]

“독서는 ‘표지 읽기’로 시작한다. 목적지와 출발지를 명확히 하면 성공적인 독서가 될 수 있다.”

‘도쿄대 공부법’의 니시오카 잇세이 #“30년치 도쿄대 입시문제 파보니 #지식보다 지식활용 공부머리 중요 #최고 독서법은 읽은 책 요약하기”

일본에서 ‘도쿄대 공부법’으로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만년 꼴찌를 1% 명문대생으로 만든 기적의 독서법』

일본에서 ‘도쿄대 공부법’으로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만년 꼴찌를 1% 명문대생으로 만든 기적의 독서법』

일본에서 ‘도쿄대 공부법’으로 인기를 끄는 베스트셀러 『만년 꼴찌를 1% 명문대생으로 만든 기적의 독서법』의 저자 니시오카 잇세이(24)의 말이다. 저자는 『도쿄대생의 교활한 시험 기술』, 『1% 글쓰기』,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집중할 수 있습니까』 등 책을 썼다. 40만부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일본에 있는 그를 서면으로 만났다.

저자는 고교 시절 전교 꼴찌였다. 책상에 오래 앉아 애는 썼다. 담임 선생님은 “너는 그렇게 성실한데 왜 성적이 안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했단다. 도쿄대 합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무명 고등학교의 꼴등이던 그는 ‘도쿄대’를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모두 터무니없다고 했고, 재수까지 했지만 쓴맛을 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30년 도쿄대 입시 문제를 파고들었다. 도쿄대 전국 모의시험 4등을 차지하며 도쿄대에 입학했다.

“입시문제를 분석한 뒤 깨달았죠. 지식의 양보다 지식을 활용하는 ‘공부 머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부터 독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저자가 놀란 것은 도쿄대에서 만난 학생 대부분이 이미 이 독서법을 체득해 실천하고 있었다는 것. 니시오카는 “도쿄대생들에게 공부법을 물어보면 한결같이 말하는 게 ‘능동적 책 읽기’”라며 “어떤 책을 읽든 지식 습득에 그치지(수동적 책 읽기) 않고 마치 책과 끝장 토론하듯 능동적 책 읽기를 한다”고 말했다.

저자가 책을 읽으며 메모한 내용. [사진 니시오카 잇세이]

저자가 책을 읽으며 메모한 내용. [사진 니시오카 잇세이]

대표적인 특징은 지나치기 쉬운 표지를 꼼꼼히 읽는다는 것이다. 그는 “책 표지의 제목·부제·띠지에는 정보가 가득하다. ‘표지 읽기’로 더 빨리 예측하고 들어가면 내용을 파악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연관된 두 권을 동시에 읽는 ‘평행 읽기’로 두 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해 사고의 범주를 넓힌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도쿄대 학생들의 경험을 토대로 ‘기적의 독서법 5단계’를 만들었다. ▶가설 세우기 ▶취재하며 읽기 ▶정리하며 읽기 ▶검증하며 읽기 ▶토론하며 읽기가 그 방법이다. 그는 “각 단계에서 길러지는 독해력, 논리적 사고력, 요약력, 객관적 사고력, 응용력을 익히면 어떤 내용의 글을 만나도 무섭지 않다”며 “만년 꼴찌가 1% 명문대생이 된 것처럼 어떤 공부도, 어떤 지식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입시 준비생에게만 필요한 방법인가.
“직장인에게도 유효하다. 독서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사람이 취해야 할 방법론 아닌가.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려는 수단(tool)’이 독서라고 생각한다. 일에서 성공하려고 책을 읽는 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독서 방법 중 꼭 하나를 꼽자면.
“‘요약’이다. 제대로 읽느냐 여부는 읽은 책을 ‘짧게 잘 정리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아주 긴 글을 짧게 잘 정리하려면, 누구나 반드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인풋(input)’ 교육 중심이다.
“일본도 비슷하다.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아웃풋(output)’하는 유럽과 비교하면 아웃풋에 서툰 학생, 시민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성실하게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인풋 하는 자세를 지닌다는 건 한·일 두 나라의 훌륭한 문화라 생각한다. 그러나 ‘들은 내용을 나중에 타인에게 말해야 할 순간이 온다’고 생각하고 들으면 더 깊이 있게 듣게 된다. 인풋과 아웃풋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