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 재정파탄 책임론 '밀고 당기기'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재희(徐載喜.73)원장의 사퇴를 두고 徐원장과 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 장관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徐원장은 최근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관련, 심평원의 역할이 미진하다는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사퇴론에 휘말렸고, 후임자로 복지부 모 간부가 내정됐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그는 16일 모 일간지가 徐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것처럼 보도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徐원장은 이날 아침 기자와의 통화에서 "터무니없다" 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가 왜 (건강보험)재정파탄에 책임이 있느냐. 절대 그런 책임을 지고 안 물러난다" 는 말을 4~5차례 강조했다.

徐원장은 "심평원이 독립된 기구로 자리잡고 적정 인원을 확보할 때까지 중도하차할 수 없다" 면서 "심평원의 틀이 잡히면 더 하라고 해도 안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徐원장의 임기는 2003년 6월 말까지다.

徐원장은 "누명을 씌운 데 대해 맞서겠다" 며 음모론을 제기했고 그 출처로 복지부를 겨냥하는 듯했다.

그러나 김원길 장관의 생각은 달라 보였다. 金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徐원장의 얘기를 전해듣고 "내가 맘 먹으면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金장관은 현재 작업 중인 복지부 및 산하기관 인사와 관련, "며칠 내에 순리대로 될 것" 이라고 했다.

徐원장은 부임 당시 "의사 출신으로 행정경험이 없는 데도 그 자리에 앉은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전 동서라는 이유 때문" 이라는 시민단체의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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