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여행-심정맥혈전 연관있다

중앙일보

입력

호주 의사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장시간의 여객기 여행과
심정맥혈전(深靜脈血栓-DVT)이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적인 조사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14일 보도했다.

전국의 의사들은 1천800명의 DVT환자들을 포함, 총3천200명을 대상으로 장시간 항공여행과 DVT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이밖에도 몸을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는 직업 또는 특정한 체형(體形)이 DVT와 연관이 있는지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DVT는 하지(下肢)정맥에 혈전이 형성되는 현상으로 이 혈전의 조각들이 정맥벽에서 떨어져 혈류를 타고 돌다가 폐로 이동해 폐혈관을 막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장거리 여객기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으면 혈전 형성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혈전-지혈학회 회장인 로스 베이커 박사는 이번 대대적인 조사분석에서는 대상자들에 대한 혈액검사는 물론 종합적인 체형측정이 실시될 것이며 정부가 이 조사분석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 2003년에는 최종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커 박사는 조사대상자가 이 정도 규모이면 해답이 나올 수 있다고 통계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장거리 비행과 DVT의 연관관계를 조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몇만 아니 몇십만명의 비행기 승객들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 퀸스랜드에 있는 그리피스대학 항공의학연구센터의 에릭 도널드슨 박사는 이번 조사분석은 진행속도가 느린 WHO의 조사와는 별도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는 지난 3월 제네바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DVT가 장거리 비행기 여행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장기간에 걸친 대대적인 조사분석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호주의 한 법률회사는 여객기 여행으로 DVT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1천명을 대신해 6개의 항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시드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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