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 유발 변이 유전자 발견

중앙일보

입력

정신분열증의 한가지 형태인 긴장성 정신분열증을 일으키
는 변이 유전자가 발견돼 정신질환의 분자적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독일 뷔르츠부르크에 있는 율리우스-막시밀리안스 병원 정신과 전문의 클라우스 페터 레쉬 박사는 의학전문지 '분자정신병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긴장성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있는 한 가계(家系) 사람들 30명을 조사한 결과 7명이 환자
로 밝혀졌으며 이들은 모두 22번 염색체에 같은 변이 유전자(WKL-1)를 가지고 있었
다고 말했다.

긴장성 정신분열증이란 환각, 망상 그리고 자기의사와 관계없이 몸이 움직이는 특징적인 증세가 나타나는 심각한 정신병의 하나이다.

레쉬 박사는 이 변이 유전자가 왜 긴장성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유전자가 뇌세포막에 있는 이온통로 단배질과 유사한 단백질을 책임맡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레쉬 박사는 이 단백질이 뇌세포들을 따라 전기의 흐름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히고 문제의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이 단백질의 활동에 장애가 일어나 뇌속의 전기신호 통로가 혼란에 빠진다고 말했다.

이온통로 단백질이 변이되면 희귀한 운동장애인 에피소드성 운동실조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쉬 박사는 긴장성 정신분열증은 전체 정신분열증의 3-5%에 불과하지만 이 병의 분자통로를 알아내면 그 분자통로는 분명 조울증, 우울증 또는 일부 불안장애같은 다른 정신병들과 중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 연구팀은 레쉬 박사의 연구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긴장성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있는 다른 가계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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