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증거 있는지도 의문, 박원순 성범죄자 취급 멈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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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에 '확실한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박원순을 성추행 범죄자로 취급하는 행위를 멈추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온 황씨의 글은 2차 가해 논란을 촉발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사진 유튜브 '황교익 TV' 영상 캡처]

[사진 유튜브 '황교익 TV' 영상 캡처]

황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글을 연이어 올렸다.

황씨는 “오늘 고소인측이 2차 기자회견을 했다. 더 이상 증거를 내놓지 않겠다고 한다”며 “1차 기자회견 때에는 왜 증거를 내놓았는지 되묻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증거가 없으면 범죄를 저질렀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박원순을 성추행 범죄자로 취급하는 행위를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황씨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에 “증거를 공개하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날 황씨는 또 다른 글에서 “더 이상 증거를 내놓으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 나올 것 같지가 않아서다”라고 썼다. 그는 “고소인측이 그 어떤 조사에도 응하지 않겠다니 더 이상 논의할 것도 없다”고 했다.

지난 22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지난 22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황씨의 이 같은 발언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가져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7일 황씨가 주장했던 "피해자의 증언은 믿을 수 없다. 물증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우리는 2차 가해를 계속하겠다. 뭐, 이런 얘기"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도대체 이해를 못 하겠네"라며 "달빛을 쬐면 사람이 이상해지나 봅니다. 구제불능. 역겹네요"라고 일침을 놓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황씨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왜 황교익이 증거를 제시하라 마라 하는가? 증거는 수사기관이 받으면 된다", "떡볶이 CF 찍는 소리 하고 있다", "낄 데 안 낄 데를 구분 못 한다", "어디 내놓기 부끄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도 22일 오전 2차 기자회견에서 ‘성추행 피해 사실 관련 증거를 추가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고 “피해 증거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며 “피해자가 구체적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격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이자 2차 피해”라고 말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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