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백선엽, 위대한 삶"…친일파 파묘 주장한 민주당은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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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예비역 장군의 생전 모습..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백선엽 예비역 장군의 생전 모습..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미래통합당은 11일 전날 별세한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해 “백 장군의 인생은 대한민국을 지켜온 역사 그 자체”라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위대한 삶”이라고 평가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살아있는 6·25전쟁 영웅’, ‘살아있는 전설’, ‘역대 주한 미군 사령관들이 가장 존경하는 군인’ 등 백 장군님을 지칭하는 그 어떤 이름들로도 감사함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전설을, 그러나 이 시대는 지우려 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한 달여 전 여권에서 불씨를 댕긴 ‘백선엽=친일파’ 주장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친일파 군인의 죄상은 전공(戰功)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박삼득 보훈처장이 “백 장군은 현행법상 현충원 안장 대상”이라고 정리했지만, 국립현충원이 있는 동작구가 지역구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한 발 더 나갔다.

청와대도 여권의 이런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백 장군이 친일파로서의 행보를 보였지만, 이후 6ㆍ25 전쟁과 그 이후의 삶을 그때와 비교했을 때 과(過)보다 공(功)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야당에서는 국가보훈처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서울현충원(동작동)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려 한다고 비판했지만, 논란은 백 장군 측에서 “대전현충원에 묘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며 “안장지를 둘러싼 논란에 연루되지 말았으면 한다”면서 정리됐다.

한편, 백 장군이 별세한지 하루가 지났지만 11일 오전 11시 현재 민주당은 고인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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