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공포…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위축

중앙일보

입력

동물성 식품이 포함된 음식물쓰레기가 소 사료로 활용된 데 따른 우려가 제기되면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사업에까지 파문이 번지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을 내년까지 하루 6천t 규모로 늘릴 계획인 환경부는 일단 소에게 공급한 음식물쓰레기 사료 물량이 적어 사업 추진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음식물쓰레기 사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생활쓰레기의 25% 정도인 하루 평균 1만1천3백50t. 이중 가축사료로 쓰이는 양은 음식물쓰레기의 30%인 3천4백40t 정도다.

이 가운데 일부가 전국 1백48개의 민간.공공 음식물쓰레기 사료업체로 보내지고 하루 1백83t의 사료가 생산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7개 업체에서 생산된 하루 22.3t의 음식물쓰레기 사료가 소에게 공급된 사실이다.

이는 1천여마리의 소를 사육할 수 있는 양이어서 지금까지 알려진 4백마리보다 훨씬 많은 소가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음식물쓰레기에 노출된 셈이다.

이에 대해 농림부나 환경부는 "동물성 성분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음식물쓰레기에 광우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없는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는 입장이다.

더욱이 지난달 30일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사료를 소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한 만큼 더 이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사료로 쓰이는 음식물쓰레기 가운데 하루 2천t 이상이 구내식당.집단급식소 등에서 곧바로 사육농가로 전달되고 있다.

이 경우 보통 돼지.오리 등 잡식성 가축에게 먹이지만 소에게 먹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관리감독도 쉽지 않다.

광우병이 혹시 국내에 전파된다면 감염 경로로 작용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단독주택 등에서 며칠씩 묵은 음식물쓰레기를 분리수거해 사료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쓰레기가 부패해 다른 전염병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부패 우려가 있는 단독주택 등의 음식물쓰레기는 주로 퇴비로 활용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