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원석 같은 아이들의 감성을 담은 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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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시인은 봄을 닮은 아이들을 좋아한다. 아이들의 모습과 행동이, 연초록 잎들이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변해가는 봄을 닮았기 때문이다. 어른처럼 머리를 굴리지 않고 자기감정이나 생각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표현하는 아이들의 행동이 꼭 원석(原石)과 같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원석을 반짝반짝 빛나게 다듬으며 예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감성 세공자(細工者)’로서의 역할을 이번 동시집 『얼빠진 구구단』(해드림출판사·사진)에서 구현했다.

새 책 『얼빠진 구구단』- 이정희 동시집

국어교사인 시인이 가르치는 아이 중엔 쌍둥이도 있고, 남매·자매·형제·외톨이도 있다. 이런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을 대하면서 개개인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경험한다. 3차원과 4차원을 오가는 ‘아이들의 엉뚱 발랄한 세계’에서 저자는 언어 마술사가 되어간다. 그 언어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많은 꿈을 전달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유년기를 간직하고 기억해 추억의 편린들을 블록 쌓듯 차곡차곡 쌓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어렸을 때 엄마 또는 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와 때 묻지 않았던 초록색의 웃음들, 파란색의 꿈들을 고스란히 살려 『얼빠진 구구단』이라는 동심 세계로 펼쳐놓았다.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겪은 작은 일들 하나하나가 가슴에서 머리로 올라와 동시화(童詩花)로 피어난 셈이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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