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홀어머니와 부대생활 '선처'

중앙일보

입력

사병의 홀어머니를 부대 관사로 모셔와 보살피는 부대가 있다.

육군 37사단 중원부대(부대장 金亨頑 대령.충북 충주 소재) 는 장애인인 홀어머니를 두고 입대한 김경수(金敬洙.22) 상병의 딱한 소식을 듣고 지난 2월 아예 金상병의 어머니 심옥희(沈玉熙.62) 씨를 비어있는 관사로 모셨다.

沈씨는 청각.언어 2급 장애인으로 생활보호대상자지만 지난해 6월 외아들이 입대한 지 얼마 안돼 제주도 단칸셋방에서 함께 살던 남동생(43) 마저 실직하자 집세조차 못내며 어렵게 살아왔다.

이에 실의에 빠진 金상병의 사연을 면담과정에서 알게 된 정우진(鄭雨鎭) 중대장이 부대장 등과 상의한 끝에 마침 비어있던 영외관사로 모시자는 결론이 내렸다.

이사 비용은 부대 장교들이 모금해 부담했고 생활비도 장병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보태주고 있다. 또 군의관이 수시로 침을 놓아주는 등 건강도 보살피고 있다. 군인 가족들과 이웃들도 함께 어울리기도 하고 생필품을 전달하며 정을 나눈다.

金상병은 중대장 배려로 매주 2차례씩 약1㎞ 떨어진 관사로 외박을 나가 어머니와 지내고 있다.

金상병은 피부양자가 장애인 노모여서 원래 입대 대상이 아니지만 어려서 헤어진 부친 호적에 올라있고, 모친과 호적이 달라 입대하게 됐다.

金상병은 "홀로 계신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군생활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어머니를 가까이서 모실 수 있게 돼 기쁘다" 며 "앞으로 남은 군생활을 충실히 마치고 훌륭한 사회인이 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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