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경로

중앙일보

입력

196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이즈가 발견되었을 때만 해도 이 병은 동성간의 성접촉이나 마약중독자의 주사바늘을 통해 전염되는 줄로 알았다.

다시 말해서 몇몇 위험집단을 제외한 일반인과는 전혀 무관한 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후 이성간의 성접촉에 의해서도 전염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이성간 성접촉에 의한 전파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감염자의 70-80%이상이 성접촉에 의해 전염되고 있다.

따라서 여성 감염자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서기 2000년에는 감염자의 대부분이 여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성감염자의 증가는 신생아 감염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에이즈 감염자수의 10%가 소아이며 이들중 80-90%는 감염된 산모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자의 5-10%는 마약 중독자들이다. 이들은 오염된 주사바늘이나 주사기를 돌려가면서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전염되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수혈 및 혈액 제제에 대한 에이즈 검사가 실시되면서 혈액을 통한 에이즈 감염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에이즈 감염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의료인이 에이즈 감염자를 치료하면서 혈액이나 체액이 묻은 주사바늘 또는 칼에 찔리거나 베여 에이즈에 감염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

하지만 키스나 피부접촉을 통해서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감염자의 모든 체액에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그러나 감염자의 모든 체액이 타인에게 에이즈를 전염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감염자의 혈액, 정액, 질액, 침, 눈물, 땀, 모유 뇌척수액 등에는 모두 에이즈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 혈액, 정액, 질액, 모유, 뇌 척수액만이 많은 양의 에이즈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따라서 키스, 악수, 포옹과 같은 피부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설사 감염자의 체액이 피부에 묻었다 하더라도 우리 몸의 피부가 방어벽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전염되지 않는다.

또한 감염자와 함께 식사를 한다거나 목욕탕, 변기를 같이 쓰면서 한집에서 함께 생활한다 하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타액이 교환되는 짙은 프렌치 키스나 감염자의 병변이 있는 피부에 접촉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한동안 모기에 의해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다 하여 논란이 일었으나 모기가 사람을 물어 한번에 흡입하는 혈액양이 극히 적기 때문에 모기가 흡입한 에이즈 바이러스의 양으로 에이즈에 걸리지 않는다.

또한 모기 체내에서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져 모기에 의한 에이즈 전파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이 에이즈 감염자와 1회성접촉을 가졌을 때 전염될 확률은 그리 많지 않다. 정확히 얘기하면 1회 성접촉으로 감염될 확률은 0.1내지 1%정도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그 확률이 더 높고, 만약 여성이 폭력에 의에 성접촉을 갖게 되면 에이즈 감염 확률이 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남녀간 전염률의 차이는 아마도 해부학적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여겨진다. 또한 남성동성연애자 간에도 여성역할을 하는 동성연애자는 남성역할을 하는 동성연애자보다 훨씬 높은 감염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항문내 점막 파손에 의한 출혈 때문에 쉽게 감염되는 것이다.

마약중독자가 에이즈에 감염된 동료 마약중독자와 주사기를 한번 같이 사용했을 때 전염될 확률은 0.5-1%정도이다. 주사침 내에 에이즈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은 소량이지만 직접 상대편 체내로 들어가기 때문에 성접촉에서보다 전염률이 약간 높다.

에이즈에 감염된 산모가 출산할 때 신생아 감염률은 15-25%로, 4명의 신생아 중 한 명이 감염되는 셈이다.

병원에서 에이즈 감염자의 혈액을 수혈받았을 때 감염될 확률은 거의 100%, 의료인이 에이즈 감염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혈액이나 체액이 묻은 주사침이나 칼에 찔리거나 베일 및 감염될 확률은 약 0.3%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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