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文, 남이 써준 연설문 그냥 읽는 의전 대통령 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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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달은 혼자 빛을 내지 못한다”며 “약간 의전 대통령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온(on) 국민 공부방’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아니다”며 “저는 요즘 노 전 대통령 연설문을 보는데 이분 정말 참 많은 고민을 했다는 걸 느끼는데 문 대통령을 보면 그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을 향한 진 전 교수의 비판은 강연 말미 질의응답 시간에 나왔다. ‘조국과 윤미향 사태 초기에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안 해 대중독재를 심화시킨 것 아니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진 전 교수는 “사실 저는 대통령은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윤미향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얘기했는데, 읽었는데 읽은 게 없다”며 “저도 그다지 대통령 비판 잘 안 한다.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오히려 대통령은 참모들에 의해 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이런 느낌이 굉장히 강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이 분은(문 대통령은) 정치할 생각이 없었다. 도망 다녔다”며 “친문, 폐족들이 노무현 팔아먹고 있는 걸 웬만한 자기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막았을 거다. 그런데 그분한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거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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