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여성 절반 "남편 내조" 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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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거의 매일 접속한다", "애정없이 정으로는 살 수 없다", "궁합을 반드시 볼 필요는 없다"...

여성지 「마리끌레르」와 광고회사 동방커뮤니케이션즈는 20대 여성의 직업관, 결혼관, 쇼핑습관에 대한 의식조사를 지난 9월 1-30일 설문지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2천453명을 대상으로 실시, 30일 공개했다.

먼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대답이 많았다. 응답자의 66.6%는 연하남자와의 결혼, 63%는 외국인과의 결혼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59.2%는 "궁합에 개의치 않는다", 59.4%는 "결혼후 과거 동창생도 이성친구로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해 의식 변화를 대변했다. 66.7%는 애정이 없으면 이혼하는 게 낫다고 했으며, 63.4%는 `황혼이혼´도 사양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80.4%는 "현대여성은 반드시 직업을 가져야 한다"며 맞벌이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아내가 더 능력있으면 남편이 내조해야 한다"는 데 51.1%가 찬성했으며 "맞벌이를 해도 아침밥은 아내가 해야한다"는 전통적 역할분담에는 70.3%가 반대했다.

85.4%는 직장내 성차별이 여전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45.3%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켰을 때 그냥 참고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식의 제자리 걸음을 드러낸 대목도 적지 않았다.

최고로 선호하는 직업은 여성의 진출이 무난하다고 여겨져온 예술 분야였다. 38.2%가 이 분야를 꼽았으며 의료.법조계의 전문직이 15.8%로 뒤를 이었다.

미혼여성에게 `사´자 돌림 배우자는 여전히 인기여서 의료인.법조인.회계사 등 전문직군이 35.1%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정보통신 종사자가 24.1%, 자영업자가 10.2%로 상위에 랭크된 반면 `샐러리맨´의 상징인 사무직은 3.9%, 금융직은 2.2%로 바닥권이었다.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의욕에는 걸맞지 않게 "직장에서 힘든 일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응답은 65.8%에 이르러 미흡한 직업의식을 드러냈다.

외모 중시 풍조도 달라지지 않았다. 55.6%가 "여자에게는 외모가 가장 중요하다", 57.2%가 "자신을 꾸미고 치장하는 데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성형수술 경험자는 18.3%에 지나지 않았지만, 50%는 아름다워질 수만 있다면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밖에도 응답자의 58.1%는 인터넷에 능숙하며, 거의 매일 접속하는 네티즌도 51.3%에 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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