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폐업의사 보건소서 의료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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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의 응급실 진료 거부 결정으로 의료대란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진료를 중단한 동네의원 의사 일부가 보건소에서 의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어 환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에서 소아과 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전문의 박모(61) 씨는 23일 오전 9시부터 팔달구 보건소에서 자원 진료봉사를 하고 있다.

박씨는 소아과 전문의가 없는 이 보건소에서 이날 오전에만 40여명의 어린이 환자들을 진료했다.

박씨는 “언론보도를 통해 어린이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고 보건소에서 소아과 전문의가 없어 환자들을 돌려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며 “의료계 파업이 끝날 때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의사협회의 집단 폐업에는 전적으로 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시흥시 보건소에서도 소아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2명이 봉사진료 활동을 벌였다.

이에 앞서 22일에는 역시 소아과의원 개원의 2명이 Y시 보건소에서, 소아과 전문의 심모씨가 경기북부 한 보건소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도내 5개 보건소에 동네의원 전문의 7명이 나와 진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봉사활동에 나선 일부 의사들은 다른 폐업 의사들과의 관계 때문에 이같은 봉사활동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 병ㆍ의원의 폐업과 종합병원의 외래진료 중단으로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큰 혼잡을 빚고 있는 보건소들은 이 같은 동네의원 의사들의 봉사활동으로 다소 한숨을 돌리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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