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우울한 예고…실적 전망 한달새 15%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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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 예상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전과 스마트폰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 달 전 전망치보다 매출 10%, 영업이익 15% 낮아져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51조6409억원, 영업이익 6조5980억원이다. 한 달 전 전망치보다 각각 9.9%, 15.6% 낮아졌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기 전인 석 달 전보다는 각각 14.2%, 23.1% 줄었다. 증권업계 전망대로라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56조1270억원) 대비 8% 줄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조59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월 반도체(-14.9%)·가전(-32%)·무선통신기기(-33.4%)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돌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6일 신한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올 2분기 매출 55조1600억원, 영업이익 5조9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9.2% 감소할 것이란 얘기다. 유진투자증권은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7.7% 감소한 5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 감소한 6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는 가격 상승효과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IM(모바일), DP(디스플레이), CE(가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물량 감소 또는 마케팅비 집행으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연간 매출의 바로미터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에서 2분기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본지가 삼성전자의 지난 10년간 분기별 실적을 분석했더니, 2분기 매출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4.6%였다. 1분기는 23.4%, 4분기는 26.6%다. 삼성전자는 분기별 실적이 고른 편이지만, 2분기 실적에 4를 곱하면 연간 실적에 가장 부합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반도체 호황으로 매출이 급증했던 2017년에 2분기 매출 비중은 25.5%였고,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던 2014년에도 2분기 매출 비중은 25.4%였다. 또한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매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5.9%였다. 2분기에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만 내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악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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