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구제역이 남긴 교훈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돼지고기 수출국이었던 대만은 1997년 3월 돼지 구제역이 퍼진 이후 수출 전면 중단 등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이후 3년 동안 대만의 양돈농가는 물론 수출가공공장.동물의약품업계 등 관련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모두 42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양돈 농가는 40% 감소하고, 양돈산업 종사자 70만명 중 18만명이 실직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만은 구제역 발생 후 석달간 전체 사육돼지의 35%인 4백만마리를 도살하는 희생을 치렀지만 초기대응 실패로 아직까지 수출이 재개되지 않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의사 구제역´ 발생 후 9일 만에 이를 구제역으로 판정했지만 이미 전국의 6천1백39개 농장으로 모두 퍼진 뒤였다. 구제역 판정 후 이틀 뒤에야 강제도축에 착수한 것도 조기 수습에 실패한 이유로 꼽힌다.

대만은 이후 수출길이 막힌 양돈산업을 ´환경친화형 내수산업´ 으로 개편해 활로를 모색 중이지만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구제역으로 인해 해마다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