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 연구진, "중국 코로나 확진자 수, 당국 발표보다 네 배 더 많아"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중국 당국의 발표보다 네 배는 더 많다는 주장이 홍콩대 연구진에 의해 제기돼 또 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중국 당국의 발표보다 네 배는 더 많다는 주장이 홍콩대 연구진에 의해 제기돼 또 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통계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의 확진 환자 수가 중국 당국의 발표보다 약 네 배는 많다는 논문이 나와 또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대 연구진, 의학 저널 ‘더랜싯’에 발표 #중국 코로나 진단 및 치료 5차 가이드라인 #사태 초기부터 적용해 확진자 수 계산하면 #2월 20일 5만 4965명이 23만 2000명으로 증가

중국 당국은 지난 2월 5일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한 5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임상학적 진단만으로도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 그러자 감염자 수가 급증했다. [중국망 캡처]

중국 당국은 지난 2월 5일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한 5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임상학적 진단만으로도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 그러자 감염자 수가 급증했다. [중국망 캡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이 같은 주장이 홍콩대 연구진에 의해 국제적인 의학 저널인 ‘더랜싯’에 지난 21일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2월 20일 현재 치료 중인 현재 확진자가 5만 4965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이후 수정을 통해 도입한 확진자 분류 방법을 따를 경우 이 숫자는 무려 23만 20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네 배 이상이 되는 셈이다. 홍콩 연구진은 이 같은 차이가 나는 건 중국 정부가 확진자 분류 방법을 계속 수정한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선 최근 코로나19 완치 후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치 판정을 받은 이들에 대한 재검사 또한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중신망 캡처]

중국에선 최근 코로나19 완치 후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치 판정을 받은 이들에 대한 재검사 또한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중신망 캡처]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제까지 모두 진단 및 치료 방법에 관해 일곱 차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홍콩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 가이드라인이 첫 번째에서 두 번째로 바뀌었을 때 감염으로 분류된 비율이 7.1배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제2차 가이드라인이 4차 가이드라인으로 바뀌면서 감염자 비율은 2.8 배 증가했으며, 제4차에서 제5차 가이드라인으로 수정되면서 감염자는 4.2배나 늘었다. 제5차 가이드라인은 지난 2월 5일 발표됐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태세는 베이징의 경우 한층 더 강화되는 추세다. 중국에선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유행할 것이란 판단 하에 장기전을 대비하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태세는 베이징의 경우 한층 더 강화되는 추세다. 중국에선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유행할 것이란 판단 하에 장기전을 대비하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5차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중국은 임상학적인 진단과 핵산 검사 모두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을 확진자로 분류했다. 그러나 5차 때부터는 임상학적 진단만으로도 확진자라고 판정할 수 있도록 분류 방법을 수정했다.

홍콩대 연구진은 이 5차 가이드라인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적용됐다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월 20일의 경우 당시 치료를 받는 확진자는 5만 4965명이 아니라 23만 2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 방법과 관련해 일곱 차례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때마다 확진자 판정 기준이 달라지며 감염자 수 통계를 내는 데 커다란 혼란을 가져왔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 방법과 관련해 일곱 차례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때마다 확진자 판정 기준이 달라지며 감염자 수 통계를 내는 데 커다란 혼란을 가져왔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당국의 느슨한 확진자 분류 방법이 커다란 차이를 불렀다는 이야기다. 홍콩 연구진은 코로나19 경증 환자와 감염됐어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 등이 제대로 계산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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