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건강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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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생동하는 봄철들어 오히려 몸이 무겁고 정신집중이 잘 안된다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고혈압, 심장병, 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봄철에 가장 많이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만물이 생기를 띠는 봄철에 도대체 왜 사람들의 건강이 더욱 악화되는 걸까.

전문의들은 생체리듬의 급격한 변화가 주요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봄철피로증상인 춘곤증(春困症)은 대표적인 예. 식욕이 떨어지고 온몸이 나른해지며 잠을 자도 피로감이 없어지지 않고 졸음이 계속 쏟아지는 게 주증상이다. 낮시간이 길어지고 일교차가 심해지는 봄으로 바뀐 환경에 몸이 빨리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

즉 외부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체는 힘들고 그만큼 바빠지는 것이다. 체온보호를 위해 피부와 근육,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잦아지며 심장박동의 변화도 많아진다. 각종 호르몬의 분비 역시 많아진다. 결국 힘든 일을 하지 않는데도 몸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이같은 신체 부담으로 병이 깊어지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봄철에는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겨울철보다 더 많아진다. 실제 겨울보다 봄이나 가을과 같은 환절기에 감기가 더 기승을 부린다. 기온변화에다 신체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

게다가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봄철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러가지 꽃가루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위험성이 높다.

한림대 성심병원 윤종률(尹鍾律)교수(가정의학과)는 ´이같은 춘곤증이나 만성질환, 호흡기질환의 발생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외부환경 변화에 영향을 덜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봄철동안만이라도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고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잠도 7-8시간 정도로 충분히 자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식생활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식사도 거르지 말고 점심에는 과식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저녁은 잡곡밥과 봄나물 등을 섭취하는게 좋다.

스트레칭이나 산책, 등산 등 가벼운 운동도 봄철 피로감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 그러나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시작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평소 만성적인 성인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이때쯤에는 한번쯤 담당의사를 방문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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