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 손상 차단 백신 개발

중앙일보

입력

뇌졸중과 간질발작에 의한 뇌신경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경구용 백신이 개발되었다.

미국 토머스 제퍼슨대학 의과대학 신경외과 전문의 매슈 듀어링 박사에 의해 개발된 이 백신은 쥐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듀어링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히고 앞으로 뇌졸중 위험이 상당히 높은 사람들을 위해 이 백신이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듀어링 박사는 이 백신을 쥐에 투여한 결과 면역체계가 항체를 만들어 내 이 항체가 뇌부상후 손상된 뇌신경세포를 파괴하는 뇌단백질인 NMDA수용체의 활동을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약물을 이용해 NMDA수용체의 활동을 차단하려고 시도해오고 있으나 뇌에 혈관을 타고 파괴적인 물질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이른바 혈뇌장벽(血腦障壁)을 약물이 통과하지 못해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듀어링 박사는 면역체계로 하여금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 내게 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듀어링 박사는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이 백신을 투여하고 한달후 두 그룹의 쥐들에 간질발작과 비슷한 경련을 일으키는 신경독소인 카이네이트를 주입했다.
그 결과 백신 그룹의 쥐들은 20%만이 경련을 보였으며 이에 비해 비교그룹의 쥐들은 70%가 경련을 나타냈다.

듀어링 박사는 또다른 실험을 통해 일단의 쥐들에 이 백신을 투여하고 5개월후 약물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뇌졸중을 유발시켰다.

그 결과 백신 그룹은 백신이 투여되지않은 쥐들에 비해 뇌졸중에 의한 뇌손상이 70%나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백신이 투여된 쥐들은 백신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듀어링 박사는 이 백신이 쥐들에 장기적으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 백신기술을 임상실험 단계로까지 발전시키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