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병원용 직물류로도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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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가 잘 듣지않은 병원내의 슈퍼 박테리아들은 손을 잘 씻지않는 의사-간호사나 오염된 의료기기 때문만이 아니라 의복, 커튼, 수건 등 직물제품속에 잠복해 있다 감염을 일으킨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연구팀은 병원에서 사용되는 여러가지 직물제품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포도상구균, 장구균(腸球菌) 등 모두 22종류의 슈퍼 박테리아들이 잠복하고 있음을 밝혀냈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23일 보도했다.

앨리스 닐리 박사와 매슈 맬리 박사가 이끄는 이 연구팀은 의복에 쓰이는 순원면, 수건에 사용되는 원면테리(보풀고리), 실험실용 복장에 쓰이는 원면-폴리에스터, 차단용 커튼에 사용되는 순폴리에스터, 수술용 앞치마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등 5가지 직물류에서 슈퍼 박테리아들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이중 폴리에스터에서는 포도상구균이 7주, 폴리에틸렌에서는 무려 3개월이나 살수 있으며 특히 가장 강력한 항생제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반코마이신에까지 내성을 지닌 장구균은 이 보다 더 오랜 기간 이런 직물류속에서 생명을 지탱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도상구균과 장구균은 원면보다 폴리에스터에서 더 오래 잠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따라서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진 병원의 차단용 커튼들은 슈퍼 박테리아들의 ´소굴´일 수 있다고 이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특히 폴리에스터 차단용 커튼은 병원직원들이나 환자가 옮기다가 그 속에 잠복하고 있던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폴리에틸렌 수술용 앞치마는 수술후 폐기처분되고 폴리에틸렌 차단용 커튼은 열처리 방법으로 살균되는 것이 보통이다.

병원의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연간 환자 수는 영국이 5천명, 미국은 8만명에 이르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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