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생명] 안락사 허용해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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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생명] 안락사 허용 -찬성
  • [흔들리는 생명] 안락사 허용 -반대
  • [흔들리는 생명] 여론프리즘-장수는 축복인가
  • 우리 사회는 새 밀레니엄을 맞아 이중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세기에 우리를 괴롭혔던 과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새 밀레니엄 과제들이 다가오고 있다.

    이같은 두개의 비동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21세기의 기준(스탠더드) 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가치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가 새천년준비위원회.사이버 중앙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중기획 ´21세기로 맞추자´ 의 네번째 화두(話頭) 는 ´안락사는 허용해야 하는가´ 로 잡혔다.

    서구에서는 80년대 중반 이후 ´품위 있는 죽음´ 을 위해 환자의 뜻에 따라 해마다 수천건의 안락사가 행해지고 있다.

    21세기의 문턱을 넘으며 한국사회에서도 이제 삶의 질의 중시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죽음보다 못한 삶´ 을 누리는 말기 중환자들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중단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는 안락사에 대한 논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매달 하나의 주제(1월의 주제는 ´흔들리는 생명´ ) 를 제시하고 매주 우리 생활과 밀착된 얘깃거리를 찾아 건설적 대안을 모색해 나가는 이 지상토론에 독자 여러분의 열띤 참여를 기대한다.

    인터넷(http://www.joins.co.kr)의 ´21세기로 맞추자´ (http://code21.joins.co.kr), 팩스(02-751-5228)

    [문제제기]

    휴머니스트적 행위인가 범죄인가.
    똑같은 행위인데도 극단으로 평가돼 온 것이 안락사의 문제다.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으며 망가지는 인간의 존엄성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었다. " 말기의 암환자나 뇌사자들을 안락사시켜 살인죄로 법정에 서게 된 사람들은 대개가 다 이렇게 외친다.

    생명은 신의 영역에 속해 있는 것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타자의 손이 함부로 개입돼서는 안된다.
    안락사가 허용된다는 것은 생명을 인간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살인을 공인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악용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안락사의 문제가 다시 쟁점화하고 있는 까닭은 의술과 생명연장 장치가 발달한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생을 마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령 <새천년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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