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어린이 비만 갈수록 심각

중앙일보

입력

기름진 음식의 섭취와 잦은 간식, 그리고 운동부족으로 약 20년 전부터 시작된 선진국 어린이들의 비만증이 갈수록 심각한 상황에 달하고 있다고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이 네덜란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 24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서방국가들 뿐 아니라 급속한 공업화 국가들 및 도시화지역에 비만증이 급속도로 만연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역질(疫疾)´수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라이덴 소재 메디컬 센터와 TNO 예방 보건연구소의 공동연구진은 지난 1996∼7년 네덜란드 전역의 1개월∼21세 어린이와 청소년 1만4천500명의 체중을 측정한 후 1980년과 비교한 결과 비만 어린들의 수가 약 2배로 증가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네덜란드 3세 이상 어린이들의 20%가 비만증이란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다 어린 나이에 비만이 될수록 비만상태가 지속되거나 성년기에 다시 비만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비만증이 1980년 이래 급속한 증가 추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1965년부터 80년까지는 비만 어린이들의 수에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어린이 비만증가의 원인으로 환경과 사회.문화적 요인들을 꼽으면서 기름진 음식과 단 음식, 조화롭지 못한 식단, 그리고 잦은 간식 등을 열거했다.

연구진은 TV도 어린이 비만에 악역을 맡고 있다고 말하고 어린이들이 TV를 시청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은 채 TV 광고 덕분에 보다 많은 간식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부모들이 비만하거나 교육수준과 소득이 낮을수록, 그리고 가족이 도시에 살수록 어린이들이 보다 비만한 경향을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비만은 심장과 폐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심각한 건강문제의 원인이 되고있다.

이번 네덜란드 연구진의 연구는 어린이 비만 문제가 80년대 초부터 시작됐음을 제시하는 가장 최신의 연구로 앞서 이와 유사한 연구가 미국과 영국 학자들에 의해 나온 바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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