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변동 심하면 치매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입력

노인들이 혈압의 변동이 심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학잡지 애널스오브뉴럴로지는 최근 혈압수치 중 낮은 쪽에 해당하는 이완기혈압의 변동이 있는 노인들에게 치매가 나타날 확률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의대팀이 60~90세 노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혈압과 뇌MRI(자기공명영상촬영검사) 사진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진 것. 연구진에 따르면 이완기 혈압수치가 20년동안 10이상 증가한 노인들은 뇌MRI상 치매를 암시하는 뇌의 백질(白質) 수축현상이 3배나 높게 관찰됐다.

혈압이 떨어진 경우도 결과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20년동안 이완기 혈압수치가 10이상 떨어진 노인들도 2배가량 치매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그러나 높은 쪽 혈압수치는 치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수축기혈압이 40이상 올라가지 않은 이상 치매발생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난 것. 혈압변동이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완기 혈압수치와 치매와의 관련성은 아직 설명이 명확치 않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주도한 모니크 브레틀러교수는 "혈압이 높아지면 뇌혈관벽의 손상을 통해 뇌신경이 위축되며 반대로 혈압이 떨어져도 뇌신경으로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량이 줄어 치매가 생길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60세 이상 노인에게서 혈압의 변동은 뇌의 건강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따라서 중년이후부터 낮은 쪽 수치인 이완기 혈압수치에 관심을 갖고 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치매예방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