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객 말라리아 조심…올 40명 발병 3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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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해외여행 후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이 40명에 달하는 등 외국에서 감염된 말라리아 환자 수가 해마다 늘고 있어 해외여행객의 주의가 요망된다.

12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백5명이 해외여행 도중 말라리아에 걸렸다. 이는 지난 84~94년 11년간 해외여행 후 말라리아 환자수가 28명에 그쳤던 것에 비해 7.3배나 많은 것이다.

연도별 환자수는 95년 24명, 96년 35명, 97년 46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60명에 달했다.

사망자도 올해 TV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라오스.태국을 다녀온 뒤 열대열 말라리아에 걸려 최근 사망한 탤런트 김성찬씨를 포함, 3명(지난해 2명) 이나 발생했다.

보건원은 "올해 해외여행 후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 가운데 14명은 증상이 심한 열대열 말라리아 환자였고 18명은 국내에 흔한 3일열 말라리아 환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 밝혔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우리나라의 3일열 말라리아와 달리 세계적으로 매년 1백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처럼 외국에서의 말라리아 감염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해외여행이 크게 늘고 있는데 반해 홍보 부족과 안전불감증으로 사전에 예방약을 먹는 등 준비에 소홀하기 때문.

최근에는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서울중앙병원 등에 해외여행 클리닉이 개설돼 예방약. 예방법 등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용자의 대부분은 외국인이고 내국인들은 거의 찾지 않고 있다.

보건원에도 해외유입전염병관리센터가 운용되고 있으나 해외여행자의 이용실적은 거의 없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여행 출발 1~2주전부터 매주 1번 복용하고 현지에서도 매주 먹고 귀국 후에도 4주간 먹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말라리아에 대한 예방약.치료약은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마다 다르고 또 변한다" 며 "정부도 해외여행자가 풍토병에 걸리지 않도록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인터넷정보서비스(http://dis.mohw.go.kr)를 통해 해외여행자를 위한 전염병 예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중앙일보)

박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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