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이 무조건 좋다는 인식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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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흔한 질병도 달라진다. 60년대는 소화기계 환자와 늑막염 환자가 많았다. 70년대엔 중풍이나 결핵환자가 늘어났고, 80년대는노이로제 등 신경·내분비계 질환을앓는 이가 증가세를 보였다.

근래 들어선 알레르기 질환과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 많이 유발된다.

사상의학클리닉 숙제한의원의 김병조원장은 유행 질환이 다르듯이 환자체질과 질환상태에 따라 처방도 각기다르다고 밝힌다. “섭취 칼로리가절대 부족하던 시절에는 한약 조제에으레 인삼을 넣었죠. 지금은 함부로인삼을 쓰면 역효과가 나요.

한의학 표준처방이 춘추 전국시대에 만들어진 만큼 오늘날 그대로 적용하는 건 무리입니다.”대구 경산대 한의과대학에서 후학을 양성중이기도 한 김 원장은 그동안 특정 질환자는 물론 원인이 불명확한 각종 질병을 많이 다뤘다. 김귀자씨가 대표적인 예. 김씨는 29세에 심장판막증진단을 받았다. 의학이 요즘처럼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만 해도 살아날가망은 거의 없었다.

완치는 몰라도 생명만은 유지시키리라 생각한 김 원장은 약물치료에나섰다. 23년째 계속됐다. 김씨는서울대병원에서 심장판막증 수술에성공, 완치됐다. 수술의는“그동안어찌 살았느냐”며 “좋은 약을 먹어온 게 분명하다”고 말했단다.김 원장은 10여년 전부터 불임환자 사이에서도 이름이 높아졌다. 무월경·무모증 등 발육부진으로 고민하는 여성도적잖게 찾아온다.

“현대여성 중에는 내분비 계통이허약한 경우가 많아요. 호르몬 분비가 잘 안돼 임신이 안되거나 발육부진으로 여자다움을 잃게 됩니다. 침이나 투약으로 내분비계통 흐름을 원활히 터주면 정상으로 회복될 수가있어요.”인제에 사는 박찬호씨도김 원장의 사상의학이 빛을 발한 경우. 박씨는 팔꿈치에서부터 어깨까지썩어들어가는 원인 모를 병에 걸렸다.

종합병원에선 절단할 도리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 원장은 박군에게 딱 3개월만 약을 먹어보도록 권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병세의 호전기미가 보였다. 6개월 뒤 완치된 박씨는 떡보따리를 들고 김원장을 찾았다. “문헌에 꼭 들어맞는 병은 없습니다. 임상경험에 비추어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헌에 바탕한 유사한처방을 지혜롭게 짜내면 못 고칠 병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 병은 치료되기 위해 생기는 것 아닙니까?”

김 원장은 국민이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이나 시중의 속설에 현혹되지말기를 당부한다. “보약이 무조건좋다는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만일그게 사실이라면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지방 사람은 모두 100살 넘게 살아야 하고, 사슴 기르는 이는 장수해야할 것 아닙니까? 현실이 그렇지 못한건 보약이 무조건 몸에 좋은 약재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몸에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 주는 게보약입니다.”치료제로서의 보약론을 강조한 김 원장은 평소 식생활 습관도 몸의 영양소 균형을 맞추는데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체질에 따라 음식을 통한 영양소 공급이 필요하다는 게 김병조 원장 얘기다.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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