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생물학공격 대비 서둘러야´…예방확보 필요성 제기

중앙일보

입력

최근 뉴욕타임스가 북한이 천연두바이러스를 생물학적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을 보도한 이후 우리 나라도 국군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귀순한 북한군의 혈액에서 천연두예방접종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항체가 발견된다는 것.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오명돈 (吳明燉) 교수는 "북한군 혈액에서 항체가 발견됐다면 이는 북한이 천연두 생물학전에 대비해 북한 군인에게 예방접종을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천연두는 80년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구상에서 완전박멸된 질병으로 선언하면서 미국과 구소련만이 연구목적으로 천연두바이러스를 보관하도록 허락한 바 있다.

이 중 러시아에서 보관하고 있던 천연두바이러스 일부가 북한과 이라크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연두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치사율이 50%까지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병. 스페인의 코르테즈가 남미를 정복할 당시 노예 한 명이 천연두에 감염된 탓에 2년간 남미 원주민 3백50만명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吳교수는 "국내에서도 79년 이후 천연두 백신접종이 중단됐으므로 천연두가 돈다면 면역력이 없는 20세 이하에선 절반 정도는 사망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천연두는 치료약이 없으므로 일단 감염됐을 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으며 예방백신만이 유일한 대비책이다.

吳교수는 "유사시를 대비해 적어도 군인과 20세 이하 국민을 위한 백신은 국내에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천연두뿐 아니라 탄저병 역시 대책이 필요한 상태. 탄저병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감염시 사망률이 20%가 넘는다.

吳교수는 "북한과 이라크가 탄저병 균을 생물학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어 이미 주한미군은 작년에 탄저병 예방접종을 받은 바 있다" 고 들려주고 "국군도 생물학전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충고했다.

황세희 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