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판막탈루증 심각한 병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심각한 질병으로 알려진 심장판막 탈루증이 두려워 할 병이 아 닌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 있는 ´대학 병원´ 심장병 프로그램 소장인 마크 클라폴즈 박사는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인 5-30%에서 발견되고 있는 심장판막탈루증은 의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덜 위험하고 덜 흔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숨은 전염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뇌졸증, 심부전, 심장맥박 비정상 등 죽음을 가져올 수 있는 합병증을 막기 위해 수술을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심장판막 탈루증 환자들의 합병증 비율이 건강한 사람들과 같은 수준인 6%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스턴 대학의 에밀리아 벤저민 교수도 이 병을 사형선고로 받아들이지 말고 검사를 다시 받도록 권고했다.

또 심장판막 탈루증은 45세 이하의 여성이 걸리기 쉽다는 통설을 깨고 남녀 다같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의 승모상 판막은 산소를 함유한 혈액을 심장의 주요 심실에 보내며 판막이 탈루하면 판막의 2개 판이 늘어지면서 느슨한 상태가 되고 심실들이 피를 뿜어 내기 위해 수축될 때 일부 혈액이 역류하게 되는데 많은 피가 역류하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피가 많이 역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기존 연구에서는 판막이 접시모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판막의 위치가 어느정도 비켜져 있고 두께가 어느정도 되어야 탈루가 되는지 정확한 판단이 없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판막 탈루증인 것으로 진단받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진은 판막의 모양이 말안장과 같은 것이라고 단정하고 판막 탈루증을 심장 초음파로 진단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준에 따라 벤저민 박사팀이 3천491명의 남녀를 재조사한 결과 84명인 2.4%만이 판막 탈루증이 있고 이중 5명만이 심각한 합병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의 조사에서 하버드 의과대학의 로버트 레빈 박사는 213명의 심장병 환자를 조사한 결과 2%만이 판막 탈루증이 있는 것으로 밝혀냈는데 앞서의 조사에서는 40%로 나타났었다.

레빈 박사가 조사한 심장병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이 비율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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