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강 교회, 14세 학생도 확진···신자인 어머니도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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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왼쪽).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 입에 소금물 분무기를 뿌리고 있다. [뉴스1]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왼쪽).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 입에 소금물 분무기를 뿌리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14세 학생 등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성남시는 중원구 은행2동에 사는 A군(14)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은혜의 강 신도인 A군은 지난 1일 이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다. A군 어머니(52) 역시 이 교회 신도며 A군보다 앞서 감염이 확인됐다. 성남시 관계자는 “A군은 음압 격리병상 배정 후 환자 이송 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도 역학조사관과 심층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 동작구청에 따르면 은혜의 강 교인인 사당1동에 사는 63세 여성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지난 1일 은혜의 강 예배에 참석했던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동에 사는 30대 남성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기준 은혜의 강 교회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52명으로 늘었다. 목사 부부와 신도 등 50명, 신도의 아들(서울시 서대문구 천연동) 1명, 접촉 주민(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1명이다.

‘신도 입에 소금물 분무’ 여성은 목사 아내

코로나19 예방한다면 신자에게 소금물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는 모습. [사진 경기도]

코로나19 예방한다면 신자에게 소금물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는 모습. [사진 경기도]

이와 함께 이 교회에서 “소독을 한다”며 예배 참석자의 입에 하나하나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사실이 드러나 감염병 대처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감염이 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금물 분무기를 예배 참석자 손과 입에 뿌려준 사람은 교회 목사 아내(60)로 확인됐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일과 8일 신도들 입에 소금물을 분무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잡힌 여성은 교회 목사의 아내다. 목사 아내는 예배당 입구에서 신도들에게 일일이 소금물을 뿌렸다고 진술했다. 또 몇몇 신도들도 목사 아내가 소금물 분무기를 뿌려줬다고 역학조사관에게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소금물 분무기를 확진자 감염원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지난 9일 발생한 교회 내 첫 번째 확진자(서울시 광진구)가 1일과 8일 예배에도 다 참석했고, 분무기에도 다 접촉한 걸 확인했다. 확진자가 포함된 소금물을 분사한 셈이다. 그 사람으로 봐서 집단 감염의 원인 중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CTV 확인 결과 예배 참석자들이 소금물 분무기 분사를 한 줄로 서서 기다렸고, 분무기 교체나 소독은 없었다고 도 관계자는 밝혔다.

앞서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소금물 분무 사실을 알리고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채혜선·최모란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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